
나이가 들면 계단 오르기가 예전 같지 않고, 의자에서 일어설 때 팔걸이부터 찾게 됩니다. 많은 분이 이것을 그냥 나이 탓으로 넘기지만, 그 뒤에는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근감소증이 숨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허벅지 근육은 걷기, 일어서기, 균형 잡기를 모두 떠받치는 기둥이라서 이 근육이 약해지면 생활 전체가 흔들립니다. 반가운 점은 근육이 나이와 상관없이 쓰는 만큼 반응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근감소증이 무엇인지, 집에서 확인하는 방법, 허벅지 근육을 지키는 운동과 식사 습관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근감소증이란 무엇인가요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양과 힘, 그리고 신체 기능이 함께 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단순히 살이 빠져 보이는 것과는 다르고, 체중이 그대로여도 근육 대신 지방이 늘어 있으면 근감소증일 수 있습니다. 근육은 보통 중년 이후부터 조금씩 줄어드는데, 활동량이 적거나 오래 누워 지내면 그 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최근에는 질병으로 분류해 관리하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즉 참고 넘길 노화 현상이 아니라 확인하고 관리해야 할 건강 문제라는 뜻입니다.
왜 하필 허벅지 근육일까요
허벅지 앞쪽 근육은 무릎을 펴서 몸을 들어 올리는 힘을 냅니다. 의자에서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 변기에서 일어나기처럼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하는 동작이 모두 이 근육에 기댑니다. 그런데 이 큰 근육은 나이가 들수록 다른 부위보다 먼저, 그리고 많이 줄어드는 편입니다. 허벅지 힘이 떨어지면 걸음이 짧아지고 발을 끌게 되어 넘어질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그래서 어르신 근력 관리는 허벅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이런 변화가 보이면 의심해 보세요
최근 들어 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면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앉았다 일어설 때 손으로 무릎이나 팔걸이를 짚어야 하는 것도 흔한 신호입니다. 병뚜껑이 잘 안 열리거나 장바구니가 부쩍 무겁게 느껴지는 것처럼 악력이 줄어드는 변화도 함께 옵니다. 바지가 헐렁해지고 종아리가 가늘어진 것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가 두세 가지 겹친다면 가족이 먼저 알아차리고 진료를 권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해 보는 간단한 확인법

양손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종아리의 가장 굵은 부분을 감싸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손가락 동그라미가 헐렁하게 남는다면 근육량이 줄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팔짱을 낀 채 의자에서 다섯 번 앉았다 일어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전보다 눈에 띄게 오래 걸리거나 중간에 멈춰야 한다면 다리 힘이 떨어진 것입니다. 다만 이런 확인은 참고용일 뿐이니 정확한 판단은 병원에서 받으셔야 합니다.
병원과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는 검사
병원에서는 악력계로 손아귀 힘을 재고, 걷는 속도와 일어서기 능력을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체성분 검사 등으로 팔다리 근육량을 측정해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국가건강검진에도 일정 연령에 신체 기능을 확인하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으니 검진 결과표를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일부 보건소에서는 어르신 대상 근력 측정이나 운동 교실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대상과 프로그램은 지역마다, 해마다 달라지므로 가까운 보건소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점검할 것
심장이나 혈압 질환이 있거나 최근 수술을 받았다면 먼저 주치의와 운동 강도를 상의해야 합니다. 무릎이나 허리에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통증을 키우지 않는 동작부터 골라야 합니다. 운동할 자리에는 미끄럽지 않은 바닥과 팔걸이 없는 튼튼한 의자, 붙잡을 수 있는 식탁이나 벽을 준비합니다. 신발은 뒤꿈치가 잡히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처음 며칠은 가족이 옆에서 지켜보며 자세를 함께 확인해 주시면 안심이 됩니다.
의자에 앉아 무릎 펴기

등받이에 등을 붙이고 앉은 뒤 한쪽 무릎을 천천히 쭉 폅니다. 발끝을 몸 쪽으로 당긴 채 허벅지 앞쪽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다섯을 세고 천천히 내립니다. 한쪽에 열 번씩, 양쪽을 번갈아 두세 세트 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앉아서 하는 동작이라 넘어질 걱정이 적어 가장 먼저 권하는 운동입니다. 익숙해지면 발목에 가벼운 모래주머니를 달아 조금씩 부담을 늘릴 수 있습니다.
식탁 잡고 앉았다 일어서기
튼튼한 의자를 식탁 앞에 두고, 식탁 가장자리를 가볍게 잡은 채 천천히 일어섰다 앉습니다. 앉을 때는 털썩 주저앉지 말고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셋을 세며 천천히 내려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내려가는 동작에서 허벅지 근육이 가장 많이 일합니다. 처음에는 다섯 번도 충분하고, 조금씩 늘려 열 번을 한 세트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힘이 붙으면 식탁을 잡는 손의 힘을 점점 줄여 봅니다.
벽에 기대 반쯤 앉기
등을 벽에 붙이고 발을 벽에서 한 걸음 앞에 둔 채 무릎을 살짝만 굽혀 내려갑니다. 무릎이 발끝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고, 처음에는 아주 얕게 굽히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자세로 다섯에서 열까지 세며 버틴 뒤 천천히 올라옵니다. 움직임이 적어 관절 부담은 덜하면서도 허벅지에 힘을 오래 주는 운동입니다.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면 굽히는 깊이를 줄이거나 쉬어 갑니다.
까치발 들기와 제자리 걷기

식탁을 잡고 선 채 발뒤꿈치를 천천히 들었다 내리면 종아리 근육이 함께 단련됩니다. 종아리는 걸을 때 몸을 앞으로 밀어 주고 균형을 잡아 주는 중요한 근육입니다. 제자리에서 무릎을 조금씩 높이 들며 걷는 동작도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깨웁니다. 두 동작 모두 열 번을 한 세트로 두세 세트 반복합니다. 어지러움이 있다면 반드시 무언가를 잡고, 가족이 곁에 있을 때만 합니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힘들게 할까요
근력 운동은 하루 몰아서 많이 하는 것보다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강도는 마지막 두세 번이 조금 힘들다고 느껴지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다음 날 근육이 약간 뻐근한 것은 괜찮지만, 관절이 붓거나 통증이 며칠 이어지면 강도를 낮춰야 합니다.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근력 운동을 하지 않는 날에 가볍게 더해 주면 좋습니다. 효과는 보통 몇 주 이상 이어가야 느껴지므로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요령입니다.
근육을 지키는 식사는 끼니마다 나눠서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식사입니다. 근육을 만드는 재료인 단백질은 한 번에 몰아 먹기보다 아침, 점심, 저녁에 고르게 나눠 먹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아침을 죽이나 밥과 김치로 간단히 드시는 경우가 많아 아침 단백질이 특히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아침 밥상에 달걀 하나, 두부 몇 조각, 우유 한 잔만 더해도 차이가 생깁니다. 콩팥 질환이 있는 분은 단백질 양을 조절해야 하므로 반드시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세요.
운동한 날의 한 끼 요령
운동을 마친 뒤 너무 오래 굶지 말고 식사나 간식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두유 한 팩, 삶은 달걀, 요구르트처럼 준비가 쉬운 것을 냉장고에 두면 편합니다. 입맛이 없을 때는 된장국에 두부를 넉넉히 넣거나 달걀찜처럼 부드러운 반찬을 활용합니다. 생선, 살코기, 콩 요리를 돌아가며 올리면 질리지 않고 꾸준히 드실 수 있습니다. 식사량 자체가 크게 줄었다면 영양 상담을 받아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햇볕과 물도 잊지 마세요
비타민 디는 뼈와 근육 건강에 관여하는 영양소로, 햇볕을 쬘 때 피부에서 만들어집니다. 실내에만 머무는 어르신은 부족해지기 쉬우니 맑은 날 오전에 잠깐이라도 바깥 햇볕을 쬐는 습관이 좋습니다. 보충제가 필요한지는 혈액 검사 결과를 보고 의료진과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운동할 때 어지러움과 근육 경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목이 마르기 전에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을 기억해 두세요.
가족이 함께하면 오래갑니다

근력 운동은 혼자 하면 사흘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텔레비전 광고 시간마다 무릎 펴기를 하는 것처럼 생활 속 신호와 묶어 두면 잊지 않습니다. 달력에 운동한 날을 동그라미로 표시하고 가족이 전화로 한마디 칭찬해 주면 큰 힘이 됩니다. 손주와 함께 앉았다 일어서기 숫자를 세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부담을 주는 잔소리보다 작은 변화를 알아봐 주는 말이 꾸준함을 만듭니다.
| 구분 | 이렇게 해 보세요 | 주의할 점 |
|---|---|---|
| 앉아서 무릎 펴기 | 한쪽 열 번씩, 두세 세트 | 허리를 등받이에 붙이기 |
| 앉았다 일어서기 | 식탁 잡고 다섯 번부터 시작 | 앉을 때 천천히 내려가기 |
| 까치발 들기 | 열 번씩, 두세 세트 | 어지러우면 꼭 붙잡고 |
| 끼니별 단백질 | 아침에 달걀, 두부, 우유 더하기 | 콩팥 질환은 의료진과 상의 |
마치며
근감소증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쌓여 온 변화입니다. 그만큼 지금부터 조금씩 되돌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늘 의자에 앉아 무릎을 열 번 펴고, 아침 밥상에 달걀 하나를 올리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작은 습관이 모여 혼자 일어서고 혼자 걷는 힘을 지켜 줍니다. 부모님의 허벅지 근육은 곧 부모님의 일상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확인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국민건강보험공단 (제도와 수치는 해마다 바뀌니 신청 전 최신 안내를 확인하세요)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지병이 있거나 통증이 있다면 운동과 식단을 시작하기 전에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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