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뇌출혈로 오른쪽 편마비가 온 40대 아빠가 마비된 쪽이 유난히 추운 겨울을 지내며 배운 체온 관리 이야기입니다. 감각이 둔한 쪽은 추위를 늦게 알아채므로 몸을 먼저 데우고 겹쳐 입고, 땀이 식지 않게 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제 몸의 오른쪽이 먼저 겨울을 알립니다. 뇌출혈로 오른쪽 편마비가 온 뒤로 마비된 오른손과 오른발은 계절과 상관없이 늘 시리고 저린데, 기온이 내려가면 그 느낌이 몸 전체로 번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겨울은 재활병원 병실에서 보냈고, 올겨울은 집에서 외래 재활을 다니며 맞고 있습니다. 손발 시림 자체는 편마비 손발 시림, 늘 시리고 저린 오른쪽으로 집에서 맞는 첫 겨울에 적었으니, 이번에는 마비된 쪽의 체온을 어떻게 지키려 하는지를 적어 봅니다.

편마비 체온, 왜 마비된 쪽이 더 추울까
재활을 하며 들은 설명은 대략 이렇습니다. 마비된 쪽은 근육을 덜 쓰니 열이 덜 만들어지고, 혈액을 밀어 올리는 힘도 약해 손끝과 발끝까지 따뜻한 피가 잘 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움직임이 적으니 붓기가 생기기 쉽고, 붓기는 순환을 더 더디게 합니다.
다만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고 다른 혈관 문제가 섞여 있을 수도 있어서, 저는 시림이 심해지면 진료 때 꼭 말하려고 합니다. 제 몸을 설명하는 말보다 중요한 건 이 차이를 인정하고 그에 맞게 지내는 일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오른쪽만 다른 계절을 삽니다

같은 방, 같은 이불 속에 있어도 왼쪽은 늦가을이고 오른쪽은 한겨울인 느낌이 듭니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면 손바닥에 서늘한 기운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오른발은 발가락 끝부터 시리고 저릿해서, 양말을 신고 있어도 맨발로 찬 바닥에 선 것 같을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차이가 서러웠습니다. 몸의 반쪽이 내 말을 듣지 않는 것도 힘든데, 온도마저 따로 논다는 게 낯설었습니다. 지금은 오른쪽이 조금 더 손이 가는 쪽이라고 받아들이려 합니다.
추운 날엔 저림이 먼저 옵니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은 시림보다 저림이 먼저 옵니다. 오른손 손가락 마디마디가 전기가 흐르듯 찌릿하고, 오른쪽 종아리까지 묵직해집니다. 몸이 굳은 느낌도 평소보다 커서, 아침에 첫 동작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립니다.
그래서 추운 날일수록 서두르지 않으려 합니다. 몸이 덜 풀린 채로 급하게 움직이면 균형을 잃기 쉽다는 것을 입원 기간 내내 들었고, 지금도 그 말을 붙잡고 지냅니다.
저림이 심한 날은 손가락을 억지로 펴기보다 따뜻한 실내에서 천천히 주무르며 기다립니다. 몸이 데워지면 저림도 조금씩 가라앉는 걸 여러 번 겪었습니다. 겨울의 오른쪽은 재촉할수록 더 굳는다는 것을 몸으로 배우는 중입니다.
감각이 둔하면 추위도 늦게 알아챕니다

마비된 쪽은 감각도 둔합니다. 시리고 저린 느낌은 늘 있지만, 정작 얼마나 차가운지, 바람이 얼마나 들어오는지는 왼쪽보다 늦게 압니다. 오른쪽 소매나 바짓단으로 찬 기운이 들어와도 한참 지나서야 알아챕니다.
이 점이 겨울에는 가장 조심스럽습니다. 추위를 늦게 느낀다는 건 몸이 식는 것도 늦게 안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제 느낌만 믿지 않고, 왼손으로 오른손과 오른발을 자주 만져 보며 온도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뜨거운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차가운 오른손을 빨리 데우고 싶은 마음에 뜨거운 물이나 난방기에 가까이 대고 싶어지지만, 감각이 둔한 쪽은 화상을 입어도 늦게 압니다. 그래서 오른쪽은 천천히, 미지근하게 데운다는 원칙을 지키려 합니다.
병실에서 보낸 지난겨울과 올겨울의 차이
지난겨울은 재활병원 병실에서 보냈습니다. 병실은 늘 일정한 온도였고, 치료실과 병실 사이를 오가는 길도 건물 안이었습니다. 그때는 오른쪽이 시려도 바깥 추위와 직접 부딪칠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다릅니다. 평일마다 집과 병원을 오가야 하니 문을 나서는 순간 찬바람을 그대로 맞습니다. 따뜻한 집에서 찬 바깥으로, 다시 따뜻한 병원으로 오가는 온도 차가 생각보다 몸에 크게 다가왔습니다.
운전을 하지 못하니 병원 가는 길에는 바깥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생깁니다. 서 있는 동안 왼쪽은 버티는데 오른쪽 발끝부터 서서히 식어 가는 게 느껴집니다. 집 안에서만 지낼 때는 몰랐던 겨울이, 병원 가는 길 위에서 비로소 시작된 셈입니다.
외래 재활 가는 아침, 몸을 먼저 데웁니다

그래서 아침에 나가기 전에는 몸부터 데우려고 합니다. 이불 속에서 왼손으로 오른손 손가락을 하나씩 펴 주고, 발목을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입니다. 치료실에서 배운 동작을 그대로 하는 것이라 어렵지 않습니다.
몸이 조금 풀린 뒤에 일어나 앉아 어깨와 팔꿈치를 천천히 움직입니다. 몸 안에서 열을 조금이라도 만들어 두고 나가면 찬바람을 맞았을 때 오른쪽이 덜 움츠러드는 느낌이 듭니다. 효과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두르다 휘청이는 일은 줄었습니다.
운동 뒤 식는 땀, 편마비 체온 관리에 왜 중요할까
재활 치료를 마치면 겨울에도 등에 땀이 납니다. 편마비 몸으로 걷고 버티는 연습은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땀이 바깥에서 식을 때입니다. 젖은 속옷이 찬바람을 만나면 몸이 금세 차가워집니다.
그래서 땀이 잘 마르는 얇은 속옷을 입고, 치료가 끝나면 바로 나가지 않고 잠시 앉아 숨과 땀을 고르려 합니다. 겨울 외래 재활에서 체온을 지키는 일은 운동하는 시간보다 운동이 끝난 뒤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바로 눕지 않으려 합니다. 젖은 옷을 먼저 갈아입고,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신 뒤에 쉽니다. 피곤하다고 땀 젖은 옷 그대로 누우면 저녁 무렵 오른쪽이 유난히 시렸습니다.
마비된 쪽 보온,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할까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 여러 겹이 저에게는 맞았습니다. 한 손으로 입고 벗기 쉬워야 하니 앞이 트인 옷, 지퍼가 큰 옷을 고르게 됩니다. 오른쪽 소매와 바짓단은 바람이 들지 않게 끝이 조이는 것이 좋았습니다.
옷을 입을 때는 마비된 오른쪽부터 넣고, 벗을 때는 왼쪽부터 뺍니다. 이 순서는 입원 초기에 배웠고 지금도 겨울옷에 그대로 씁니다. 혼자 옷 입기를 처음 연습하던 이야기는 뇌출혈 뒤 오른쪽이 안 움직일 때, 혼자 옷 입기까지의 기록에 있습니다.
이런 신호엔 바로 병원에 갑니다
마비된 쪽이 시린 것은 저에게 일상이지만,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신호도 있습니다. 몸이 심하게 떨리다가 오히려 떨림이 멈추고, 말이 평소보다 더 어눌해지거나 졸음이 쏟아지면 저체온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피부가 하얗거나 검붉게 변하고 감각이 사라지면 동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추위와 함께 마비가 갑자기 심해지거나, 얼굴 한쪽이 처지거나, 말이 갑자기 안 나오면 추위 탓으로 돌리지 않고 바로 119에 연락하기로 했습니다. 겨울철 재발 예방 습관은 뇌졸중·뇌출혈 재발을 막는 겨울 생활수칙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추위가 마음까지 웅크리게 할 때

추운 날은 몸만 움츠러드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른쪽이 시리고 저리면 괜히 기운이 빠지고, 오늘은 그냥 누워 있고 싶다는 마음이 커집니다. 몸이 굳으면 마음도 같이 굳는다는 걸 겨울이 되어 더 실감합니다.
그럴 때는 큰 목표 대신 작은 것 하나만 정합니다. 오늘은 병원에 다녀오는 것, 오늘은 손가락 스트레칭을 한 번 더 하는 것처럼요. 작은 일을 하나 해내면 차가운 오른손을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 덜 차가워졌습니다.
편마비 겨울나기, 가족과 어떻게 나눌까
마비된 쪽은 제가 가장 늦게 알아채는 곳입니다. 그래서 오른손과 오른발의 상태는 가족의 눈과 손을 빌리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혼자 다 챙기려고 애쓰기보다, 도움을 청하는 것도 재활의 일부라는 걸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섯 아이와 아내가 있는 집이라 겨울에는 할 일이 많습니다. 그 사이에서 저는 제 몸을 스스로 살피는 몫을 조금씩 늘려 가려 합니다. 언젠가 가족에게 기대는 일이 지금보다 줄어드는 겨울이 오기를 바랍니다.
마치며
편마비가 온 뒤 겨울은 몸의 반쪽에 먼저 찾아옵니다. 마비된 쪽은 더 춥고, 그 추위를 늦게 알아챕니다. 그래서 저는 나가기 전에 몸을 데우고, 겹쳐 입고, 땀이 식지 않게 쉬어 가는 것을 겨울 재활의 기본으로 삼았습니다. 마비된 쪽이 유난히 차갑게 느껴지신다면 혼자 참지 말고 진료 때 꼭 이야기해 보시길 권합니다.
확인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질병관리청
※ 이 글은 저의 경험이며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마비된 쪽의 시림, 피부색 변화, 붓기가 계속되면 담당 의료진과 상담을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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