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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운동

뇌출혈 퇴사, 40대 기계설비 관리자가 회사를 그만두기까지 고민한 것

by 독수리 오남매 아빠 2026. 11. 1.

핵심 요약 건설 현장 기계설비 관리자로 일하다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오른쪽 편마비가 온 40대 아빠가 결국 회사를 그만두기까지 고민한 몸, 말, 이동, 재활 일정, 가장의 무게를 정리했습니다. 퇴사 전에 확인할 제도는 따로 챙겨야 합니다.
저는 건설 현장에서 기계설비를 관리하던 사람이었습니다. 2025년 8월, 근무 중에 몸이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주변에 알린 뒤 쓰러졌고, 급성 뇌출혈 진단을 받았습니다. 오른쪽 편마비와 말이 어눌해지는 조음장애가 남았고, 1년 넘게 입원과 외래 재활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었기에,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께 제가 무엇을 따져 보았는지 적어 둡니다. 쓰러지던 날의 이야기는 마흔에 찾아온 뇌출혈, 현장에서 쓰러진 그날과 1년 넘은 재활 기록에 있습니다.

뇌출혈 퇴사를 고민하며 안전모와 작업 장갑을 바라보는 40대 남성

뇌출혈 후 퇴사, 처음부터 생각했을까

처음에는 퇴사라는 단어를 떠올리지도 않았습니다.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도 머릿속은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로 가득했습니다. 조금만 버티면, 조금만 나아지면 다시 현장에 설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 믿음이 재활을 버티는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돌아간다는 말의 뜻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예전처럼 일하는 것과, 어떻게든 자리를 지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재활병원으로 옮겨 가며 1년 가까이 입원해 있는 동안, 저는 여러 번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내가 돌아가고 싶은 건 그 자리인지, 아니면 아프기 전의 나인지. 그 질문에 솔직해지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현장에서 쓰러진 사람이 현장을 다시 생각할 때

건설 현장 기계실 설비 모습

제가 쓰러진 곳은 일하던 현장이었습니다. 그 사실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현장을 떠올리면 그리움과 함께 그날 아침의 기억이 같이 따라왔습니다.
그래도 현장은 제 삶의 큰 부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해 온 일이고, 그 일로 가족을 지켜 왔습니다. 그래서 현장을 떠난다는 건 단순히 직장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제 이름의 한 부분을 내려놓는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기계설비 관리라는 일의 무게

기계설비 관리는 앉아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현장 곳곳을 직접 오르내리며 설비 상태를 살피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손을 써야 합니다. 여러 사람과 수시로 소통하며 일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몸이 멀쩡할 때는 당연하게 하던 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편마비가 온 몸으로 그 일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니, 어느 하나도 당연하지 않았습니다. 일의 무게를 몸이 다쳐서야 제대로 알게 된 셈입니다.

오른손과 다리가 먼저 대답했습니다

재활 치료실에서 마비된 오른손으로 물건 잡기를 연습하는 환자

퇴사를 고민할 때 가장 정직하게 답한 건 제 몸이었습니다. 오른손은 여전히 시리고 저리며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고, 오른쪽 다리는 평지를 걷는 데에도 집중이 필요했습니다. 경직을 줄이려 보톡스도 맞았지만 마비가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현장을 오르내리고 공구를 다루는 모습을 그려 보면, 그 장면 속의 제가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저 혼자 다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바라는 마음과 몸의 대답 사이에서 몸의 말을 듣기로 한 것이 결정의 시작이었습니다.

말이 어눌해지니 현장 소통이 걱정됐습니다

조음장애도 큰 고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몇 문장만 말해도 숨이 찼고 발음이 뭉개졌습니다. 재활로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빠르게 정확히 말해야 하는 순간에는 자신이 없습니다.
현장에서는 짧고 분명한 말 한마디가 안전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말이 한 번에 전달되지 않는다면 저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은 제 마음을 전하는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어눌한 발음 때문에 같은 말을 몇 번씩 되풀이해야 할 때면, 하고 싶은 말을 삼키게 되는 순간이 늘었습니다. 일터에서 그런 순간이 쌓이면 저 스스로 먼저 지칠 것 같았습니다.

운전을 못 한다는 것

뇌출혈 뒤로 저는 운전을 하지 못합니다. 현장 일을 하며 운전은 이동의 기본이었는데, 그 기본이 사라진 것입니다. 지금은 병원에 가는 것도 가족의 도움이나 다른 교통편에 기대야 합니다.
출근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현장과 현장을 오가고, 급한 일이 생기면 바로 달려가야 하는 일의 성격을 생각하면, 운전을 못 한다는 건 일의 상당 부분을 할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주 5일 재활 일정과 출근, 같이 갈 수 있을까

평일마다 병원 일정이 적힌 달력

재활병원 입원을 마친 뒤 저는 주 5일 외래 재활을 다니고 있습니다. 월·수·금은 재활병원, 화·목은 대학병원입니다. 평일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내는 셈입니다.
재활은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들었고,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지금 이 시기에 재활과 출근을 함께 한다면 둘 다 제대로 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회복할 시간을 일 때문에 줄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체력도 함께 따져야 했습니다. 오전에 병원을 다녀오면 오후에는 한숨 쉬어야 할 만큼 피곤한 날이 많습니다. 아직은 하루 종일 일터에서 버틸 수 있는 몸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것도 결정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퇴사를 고민한다면, 먼저 확인할 제도는 무엇일까

퇴사는 마음의 결정이기도 하지만 생활의 결정이기도 합니다. 그만두기 전에 확인해야 할 제도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근무 중에 쓰러진 경우라면 산재 신청이 가능한지, 소득이 끊길 때 받을 수 있는 지원은 무엇인지, 퇴사 뒤 건강보험료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미리 알아 두어야 합니다.
이런 제도는 근무 중 뇌출혈 2026, 산재·상병수당·퇴사 후 챙길 제도 정리에 따로 모아 두었습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달라 결과도 다르니, 결정 전에 관련 기관에 꼭 상담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런 신호엔 일보다 병원이 먼저입니다

퇴사를 고민하는 동안 마음이 조급해지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기 쉽습니다. 갑자기 마비가 심해지거나, 얼굴 한쪽이 처지거나, 말이 평소보다 더 안 나오거나, 심한 두통이 오면 고민을 미루고 바로 119에 연락해야 합니다.
잠을 거의 못 자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오래 이어지는 것도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신호입니다. 저는 마음이 무너질 때 혼자 버티지 말고 의료진에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가장이라는 이름이 가장 무거웠습니다

퇴사 뒤 밤에 홀로 생각에 잠긴 편마비 아빠

퇴사를 결정하며 가장 오래 붙잡았던 건 가장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다섯 아이의 아빠로서 일을 놓는다는 건 가족의 생계를 놓는 것 같았습니다. 그 생각에 밤마다 쉽게 잠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무리해서 버티다 더 크게 다치면 가족에게 더 큰 짐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다시 일어서는 것이라고 생각을 바꾸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회사를 그만둔 뒤 하루를 다시 짜는 법

왼손으로 하루 일정을 적는 뇌출혈 환자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하루의 중심이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재활을 제 일이라고 정했습니다. 평일마다 병원에 가는 것을 출근처럼, 집에서 하는 숙제를 업무처럼 대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마음먹으니 하루에 다시 틀이 생겼습니다. 일을 잃었다는 상실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오늘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저를 붙잡아 주었습니다. 마음을 돌보는 이야기는 재활 환자의 마음 돌보기, 우울감과 의욕 되찾는 법에도 정리했습니다.

40대 뇌출혈 퇴사, 같은 고민을 하는 분께

퇴사가 정답이라고 말씀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일의 성격, 회사의 사정, 몸의 상태에 따라 계속 일하는 길이 맞는 분도 분명 있습니다. 저는 제 몸과 일, 가족과 재활을 하나씩 따져 본 끝에 그만두는 쪽을 골랐을 뿐입니다.
다만 결정을 서두르지는 마시길 권합니다. 몸이 가장 힘들 때 내린 결정은 나중에 후회로 남기 쉽습니다. 제도와 상황을 충분히 확인하고, 가족과 의료진과 함께 이야기한 뒤에 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마치며

뇌출혈로 회사를 그만두기까지 저는 몸, 말, 이동, 재활 일정, 그리고 가장의 무게를 차례로 저울에 올려 보았습니다. 그 끝에 내린 결정이 퇴사였고, 지금은 재활을 제 일로 삼고 있습니다. 일을 놓는 것이 삶을 놓는 것은 아니라는 걸, 저는 매일 병원으로 향하는 길에서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확인처: 근로복지공단, 고용노동부, 국민건강보험공단
※ 이 글은 저의 경험이며 진단이나 법률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퇴사와 관련 제도는 담당 의료진과 근로복지공단·고용노동부 등 관련 기관에 상담을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