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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오남매 건강 상식] 자꾸 되묻는 아버지 — 안 들리는 게 귀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by 독수리 오남매~~ 2026. 8. 4.

 

안녕하세요! 일산에서 뇌출혈 재활 8개월째, 다섯 아이 아빠 독수리 오남매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요즘 자꾸 되물으십니다. 텔레비전 소리도 점점 커져요. 저희 집에 오시면 애들이 할아버지 귀 어두우시다고 크게 말합니다.

처음엔 나이 드시면 다 그런 거지 했어요. 그런데 재활실에서 얘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오늘은 난청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 안 들리면 뇌가 심심해집니다 ]

이게 제일 인상 깊었던 설명이에요.

귀는 소리를 받는 기관이지만, 그 소리를 알아듣는 건 뇌입니다. 잘 안 들리면 뇌로 올라가는 정보가 확 줄어들어요.

거기다 잘 안 들리면 대화가 피곤해집니다. 되묻기 미안하니까 그냥 고개만 끄덕이게 되고, 모임에 나가기가 싫어져요. 사람을 덜 만나면 뇌가 쓸 일이 더 줄어듭니다.

여러 연구에서 난청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에 관련이 있다는 결과들이 나와 있다고 합니다. 다만 난청이 곧바로 치매를 일으킨다는 뜻은 아니에요. 여러 위험 요인 중 하나로 보는 겁니다.

그래도 저는 이 얘기를 듣고 아버지 귀를 다시 보게 됐어요.

[ 이런 신호가 있으면 확인해 보세요 ]

병원 가시라고 말씀드리기 전에 확인해 볼 것들이에요.

텔레비전 소리를 다른 식구가 시끄럽다고 하는데 본인은 적당하다고 하실 때. 조용한 데선 괜찮은데 식당이나 시장처럼 시끄러운 데서 유독 못 알아들으실 때. 전화 통화가 특히 힘드실 때. 여자나 아이 목소리를 더 못 알아들으실 때.

마지막 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나이 들면서 오는 난청은 높은 소리부터 안 들리기 시작하거든요. 그래서 손주 목소리를 제일 못 알아들으십니다.

저희 아버지가 딱 그러세요. 애들 말은 못 알아들으시고 제 말은 알아들으십니다.

[ 귀지일 수도 있어요 ]

이건 좀 허무한데 실제로 있는 일입니다.

귀지가 꽉 막혀서 안 들리는 경우가 꽤 있대요. 이건 이비인후과에서 제거하면 바로 좋아집니다.

중요한 건 집에서 면봉으로 파지 마시라는 거예요. 오히려 더 안쪽으로 밀어 넣게 되고 상처가 납니다. 저희 아버지도 면봉 애용자셨어요.

그러니까 안 들린다고 바로 낙담하지 마시고 일단 확인부터 받아보시는 게 맞습니다.

[ 보청기, 미루면 손해입니다 ]

이게 오늘 제일 하고 싶은 말이에요.

어르신들이 보청기를 안 하려고 하십니다. 늙어 보인다고요. 저희 아버지도 그러셨어요.

그런데 미루면 두 가지가 나빠집니다. 하나는 위에 말씀드린 대로 뇌로 가는 자극이 계속 줄어드는 것. 다른 하나는 오래 안 듣다가 나중에 보청기를 끼면 적응이 훨씬 어렵다는 것입니다.

소리를 듣는 것과 말을 알아듣는 건 다른 능력인데, 안 쓰면 그 능력이 무뎌진다고 해요.

비용 걱정도 크실 겁니다. 청각장애 등록이 되면 건강보험에서 보청기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어요. 지자체별로 추가 지원을 하는 곳도 있고요. 조건과 금액은 바뀌니 이비인후과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해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 가족이 할 수 있는 것 ]

저희가 집에서 바꾼 것들이에요.

크게 말하는 것보다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는 게 낫습니다. 소리를 지르면 오히려 뭉개져서 더 못 알아들으세요.

말할 때 얼굴을 보고 하세요. 입 모양이 보이면 훨씬 잘 알아들으십니다.

텔레비전을 끄고 대화하세요. 배경 소음이 있으면 난청 있는 분한테는 훨씬 어렵습니다.

그리고 여러 명이 동시에 말하지 않기. 저희 집은 이게 제일 어려운데, 애가 다섯이라서요. 그래도 할아버지 말씀하실 땐 조용히 하기로 정했습니다.

[ 마치며 ]

아버지가 지난달에 이비인후과에 다녀오셨어요. 제가 몇 번을 말씀드려서요.

검사받고 오시더니 그러시더라고요. 진작 갈 걸 그랬다고요. 아직 보청기까지는 아니지만 상태를 아신 것만으로 마음이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부모님이 자꾸 되물으시면 나이 탓만 하지 마세요. 확인해 보면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그 말씀 드리려고 오늘 글을 썼어요.

독수리 오남매 아빠였습니다. 오늘도 힘내세요!

※ 이 글은 제 개인 경험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쉽게 풀어 쓴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의학적 진단이 아닙니다. 난청과 인지기능의 관계는 연구가 진행 중인 분야로, 난청이 있다고 반드시 인지기능이 나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청력 저하가 의심되면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를 받으시고, 보청기 지원 기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확인하세요.

참고: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환자 안내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중앙치매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