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산에서 뇌출혈 재활 8개월째, 다섯 아이 아빠 독수리 오남매입니다.
저는 쓰러지고 나서 약이 확 늘었어요. 아침에 먹는 것, 저녁에 먹는 것, 식후에 먹는 것이 다 다릅니다. 처음엔 뭘 먹었는지 헷갈려서 두 번 먹을 뻔한 적도 있어요.
재활실 어르신들 보면 저보다 더하십니다. 병원 세 군데를 다니시는 분도 계세요. 오늘은 약 얘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 약이 많아지면 왜 문제일까요 ]
약을 여러 개 먹는 걸 다약제 복용이라고 부르더라고요.
문제는 약끼리 부딪친다는 겁니다. 하나씩 보면 다 필요한 약인데, 같이 먹으면 효과가 세지거나 약해지거나 엉뚱한 부작용이 나올 수 있어요.
특히 어르신들은 몸에서 약을 걸러내는 능력이 젊을 때보다 떨어집니다. 같은 약을 먹어도 몸에 더 오래 남아요. 그래서 어지럽거나 기운이 없거나 넘어지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는 이 얘기를 듣고 좀 무서웠어요. 나이 들어서 기운 없는 줄 알았던 게 약 때문일 수도 있다는 거니까요.
[ 병원마다 따로 처방받을 때가 제일 위험합니다 ]
이게 핵심이에요.
내과에서 받은 약, 정형외과에서 받은 약, 신경과에서 받은 약. 각 선생님은 본인이 처방한 것만 아십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지금 먹는 약을 다 말씀드려야 해요. 저는 처음에 이걸 잘 못했습니다. 이름도 어렵고 기억도 안 나서요.
방법이 있더라고요. 약봉지나 처방전을 사진으로 찍어두는 겁니다. 저는 휴대폰 앨범에 약 폴더를 하나 만들어놨어요. 진료 가면 그거 보여드립니다. 훨씬 정확합니다.
약국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단골 약국을 하나 정해두면 약사님이 중복되는 게 있는지 봐주십니다.
[ 여름엔 보관이 문제예요 ]
이건 요즘 같은 날씨에 꼭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약은 대부분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두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름에 창가나 차 안에 두면 온도가 엄청 올라가요. 차 안은 특히 심합니다.
그리고 욕실 선반, 이거 많이들 쓰시는데 습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냉장 보관해야 하는 약도 있어요. 안약이나 일부 물약, 인슐린 같은 것들입니다. 이건 처방받을 때 알려주시니 꼭 확인하세요. 반대로 냉장 보관하면 안 되는 약을 넣어두는 것도 문제고요.
가루로 지어주신 약이나 시럽은 상하기 쉽습니다. 여름엔 특히 정해진 기간 안에 드시고, 색이나 냄새가 이상하면 드시지 마세요.
[ 저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
거창한 게 아니라 실제로 도움이 된 것들만 적을게요.
첫째, 요일별 약통을 씁니다. 일주일치를 미리 나눠 담아두면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눈으로 확인이 돼요. 이게 제일 컸습니다.
둘째, 휴대폰 알람을 맞춥니다. 저는 아침 약 시간에 알람이 울립니다.
셋째, 종이 한 장에 목록을 적어 지갑에 넣고 다닙니다. 약 이름, 몇 알, 언제 먹는지요. 응급실에 실려 갈 일이 생겨도 이게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제가 겪어봐서 압니다.
넷째, 안 먹는 약은 버립니다. 서랍에 쌓아두면 나중에 헷갈려요. 남은 약은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고 약국에 가져다주시면 됩니다.
[ 임의로 끊지 마세요 ]
이건 꼭 말씀드려야겠어요.
몸이 좋아진 것 같다고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스스로 끊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여름엔 특히 혈압이 좀 낮게 나와서 그러시더라고요.
이거 정말 위험합니다. 약을 줄이거나 끊는 건 반드시 처방하신 선생님과 상의하셔야 해요.
반대로 약이 너무 많다 싶으면 그것도 말씀드리세요. 정리해 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혼자 판단하지 말고 물어보는 게 핵심이에요.
[ 마치며 ]
저는 약 먹는 게 처음엔 서러웠어요. 이걸 평생 먹어야 하나 싶어서요.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이 약들 덕에 제가 애들이랑 저녁을 먹고 있는 거니까요.
부모님 댁에 가시면 약통 한 번만 열어보세요. 언제 받은 건지도 모르는 약이 굴러다니면 같이 정리해 드리시고요. 그게 생각보다 큰 효도입니다.
독수리 오남매 아빠였습니다. 오늘도 힘내세요!
※ 이 글은 제 개인 경험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쉽게 풀어 쓴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이 아닙니다. 약의 종류·용량·보관 방법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복용 중인 약에 대해서는 반드시 처방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세요. 임의로 중단하거나 조절하지 마세요.
참고: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병원약사회 환자 안내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