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산에서 뇌출혈 재활 8개월째, 다섯 아이 아빠 독수리 오남매입니다.
오늘은 제 얘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쓰러지던 날 얘기예요.
그날 아침에 이상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냥 잠을 못 자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조금만 쉬면 괜찮아질 줄 알았어요. 그게 제 인생에서 제일 비싼 착각이었습니다.
[ 뇌는 기다려주지 않아요 ]
재활하면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골든타임입니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그 순간부터 뇌세포가 죽기 시작해요. 한 번 죽은 뇌세포는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몇 시간이 아니라 몇 분 단위로 결과가 갈립니다.
빨리 병원에 가면 살릴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어요. 늦으면 그만큼 못 돌아옵니다. 제가 지금 여덟 달째 재활하는 이유가 거기 있어요.
[ 얼굴, 팔, 말 ]
병원에서 알려준 확인법이 있습니다. 세 가지만 보면 돼요.
첫째, 얼굴입니다. 웃어보라고 하세요. 한쪽 입꼬리만 안 올라가거나 얼굴이 한쪽으로 처지면 신호입니다.
둘째, 팔이에요. 두 팔을 앞으로 나란히 들어보라고 하세요. 한쪽 팔이 스르르 내려가거나 힘이 안 들어가면 신호입니다.
셋째, 말입니다. 짧은 문장을 따라 해보라고 하세요. 발음이 뭉개지거나 말이 안 나오거나 엉뚱한 말이 나오면 신호입니다.
이 중에 하나만 이상해도 119입니다. 셋 다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이상해진 시각을 기억해 두세요. 병원에서 그걸 꼭 묻습니다. 치료 방법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거든요.
[ 이런 것도 신호입니다 ]
세 가지 말고도 있어요.
한쪽 팔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없어지는 것.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물체가 둘로 보이는 것. 어지러워서 똑바로 못 걷는 것. 그리고 난생처음 겪는 극심한 두통이요.
여기서 중요한 건 갑자기라는 단어입니다. 서서히 며칠에 걸쳐 온 게 아니라, 어느 순간 딱 생겼다면 그게 신호예요.
[ 제가 그날 한 잘못 ]
솔직하게 적을게요. 다른 분은 안 그러셨으면 해서요.
첫째, 조금 쉬면 낫겠지 하고 누웠습니다. 그게 제일 큰 잘못이었어요.
둘째, 애들 놀랄까 봐 티를 안 냈어요. 가족한테 말을 안 했습니다.
셋째, 119를 안 부르고 병원을 알아봤어요. 어디로 갈지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119를 부르면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바로 데려다줍니다. 직접 가면 갔다가 다시 옮기느라 시간을 버려요.
증상이 잠깐 있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괜찮아진 게 아니라 더 큰 게 온다는 예고일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라져도 가셔야 해요.
[ 여름이라 더 말씀드립니다 ]
날 더울 때 유독 조심하셔야 해요.
땀을 많이 흘려 몸에 물이 부족하면 피가 끈끈해집니다. 그리고 더운 데서 시원한 데로 들락날락하면 혈관이 급하게 조였다 풀렸다 해요. 혈압이 출렁이는 겁니다.
혈압약 드시는 분들, 여름이라고 거르지 마세요. 저희 아버지도 여름에 한 번 넘어가실 뻔했습니다.
[ 마치며 ]
저는 다섯 아이 아빠예요. 쓰러지던 날 제일 먼저 떠오른 게 애들 얼굴이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도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조금만 더 빨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아직도 합니다.
오늘 이 글 읽으신 분들, 얼굴 팔 말 이 세 단어만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가족 단톡방에 한 번만 보내주시면 좋겠어요. 그거 한 번이 누군가의 여덟 달을 바꿉니다.
독수리 오남매 아빠였습니다. 오늘도 힘내세요!
※ 이 글은 제 개인 경험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쉽게 풀어 쓴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의학적 진단이 아닙니다. 위와 같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세요.
참고: 질병관리청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자료, 대한뇌졸중학회, 국민건강보험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