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수리 오남매 히어로 아빠입니다. 뇌출혈 재활을 시작한 지 여덟 달째, 오늘도 재활치료실에서 땀 한 바가지 쏟고 나왔습니다.
어제 낮이었어요. 치료를 마치고 병원 밖으로 나오는데, 숨이 턱 막히더라고요. 아직 장마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더위라니요. 몇 걸음 걷다가 머리가 핑 돌면서 다리에 힘이 쭉 빠졌습니다. 벤치에 주저앉아 한참을 있었어요. 겁이 덜컥 났습니다. '혹시 또?' 하는 생각이 먼저 들거든요.
집에 와서 찾아보니, 저 같은 사람이 여름에 특히 위험하다는 자료가 마침 며칠 전에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저처럼 지병이 있으신 분들, 그리고 우리 부모님 세대를 위해 폭염과 온열질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 올해부터 '폭염중대경보'가 새로 생겼어요 ]
예전엔 폭염특보가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 두 단계였죠. 그런데 올해 6월 1일부터 기상청이 그 위에 한 단계를 더 얹었습니다. 바로 폭염중대경보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건 그냥 더운 게 아니라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더위다"라고 나라가 공식적으로 경고를 올린 거예요. 기준은 체감온도 38도 안팎입니다.
질병관리청이 분석해 보니 체감온도가 이 수준까지 오르면 전체 사망 위험이 약 1.16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약 1.14배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숫자로만 보면 "겨우 1.16배?" 싶으시죠. 그런데 이게 전국민에게 적용되는 평균이라는 걸 생각하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닙니다.
[ 더위가 왜 심장과 뇌를 건드릴까요 ]
저도 이 부분이 제일 궁금했어요. "덥다고 왜 심장이 힘들지?"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몸이 뜨거워지면 우리 몸은 열을 밖으로 버리려고 피부 쪽 혈관을 확 넓힙니다. 뜨거운 피를 피부로 보내 식히려는 거예요. 그러면 몸 안쪽, 그러니까 심장이나 뇌로 가는 피가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
여기에 땀까지 줄줄 흘리면 몸속 수분이 빠져나가서 피가 끈적해지고 양도 줄어듭니다. 심장 입장에서는 "혈관은 넓어졌는데 피는 모자라네" 하는 상황이라, 어떻게든 버티려고 더 빨리, 더 세게 뜁니다.
평소 건강한 심장이면 며칠쯤은 버팁니다. 그런데 이미 혈관이 약해져 있거나, 저처럼 한 번 뇌혈관에 사고가 났던 사람은 이 부담을 견디기가 훨씬 힘들어요. 제가 어제 병원 앞에서 다리에 힘이 빠졌던 것도, 아마 이 언저리 어딘가였을 겁니다.
[ 질병관리청이 꼽은 '특히 조심할 분들' ]
질병관리청은 이번에 취약한 분들을 따로 추려서, 대상별 예방 행동요령 8종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명단을 보면 이렇습니다.
어르신, 장애인, 임신부, 어린이, 그리고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 — 심뇌혈관질환자, 콩팥병 환자, 당뇨병 환자, 고혈압·저혈압 환자입니다.
여기에 더해, 분석 결과 혼자 사시는 분이나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도 온열질환이 중증으로 가는 위험이 컸다고 해요. 더위 자체보다, 더울 때 곁에서 "괜찮아?" 하고 물어봐 줄 사람이 없다는 게 더 무서운 겁니다.
저는 이 명단에서 제 이름을 봤습니다. 심뇌혈관질환자. 그동안 저는 재활만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여름 나기도 재활의 일부더라고요.
[ 재활 아빠가 요즘 지키는 다섯 가지 ]
첫째, 목마르기 전에 마십니다. 목마름은 이미 늦은 신호예요. 저는 재활 가방에 500ml 물병을 넣고, 치료 중간중간 두세 모금씩 나눠 마십니다. 다만 콩팥이 안 좋으시거나 수분 섭취를 제한받는 분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무조건 많이 마시는 게 정답은 아니에요.
둘째, 약을 챙깁니다. 혈압약, 이뇨제 같은 약은 몸의 수분·체온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더우니까 임의로 끊으면 절대 안 됩니다. 여름철 복용 방법이 걱정되시면 주치의께 여쭤보세요.
셋째, 낮 12시부터 5시는 피합니다. 저는 재활 후 산책을 아침 일찍이나 해 진 뒤로 옮겼어요. 시간을 바꾸는 것만으로 몸이 훨씬 편합니다.
넷째, 에어컨 온도를 극단으로 내리지 않습니다. 밖과 안의 온도 차가 너무 크면 그 자체로 혈관에 부담이 됩니다. 저희 집은 26도 근처로 맞추고, 대신 선풍기를 같이 돌립니다. 아이 다섯이 리모컨을 두고 매일 협상 중입니다만.
다섯째, 아내에게 말해둡니다. "오늘 몸이 좀 무겁다"고요. 혼자 참는 게 제일 위험합니다.
[ 이 신호가 오면 바로 멈추세요 ]
일하시다가, 운동하시다가 아래 신호가 오면 즉시 그늘로 가서 앉으세요.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다 / 속이 메스껍다 / 근육에 쥐가 난다 / 땀이 비 오듯 나면서 피부가 축축하고 창백하다 — 이건 열탈진 쪽 신호입니다. 시원한 곳에서 쉬고 수분을 보충하면 대개 좋아집니다.
그런데 땀이 오히려 멎고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지면서, 말이 어눌해지거나 의식이 흐려진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열사병이 의심되는 응급 상황이에요. 이때는 고민하지 마시고 119입니다. 억지로 물을 먹이지 마시고, 시원한 곳으로 옮겨 몸을 식히면서 도움을 기다려 주세요.
[ 마무리하며 ]
저는 작년 이맘때 병상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때는 여름이 오는지 가는지도 몰랐어요. 다시 걷게 되고 나서야, 계절이 몸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됐습니다.
더위는 참는 게 미덕이 아닙니다. 특히 우리처럼 몸에 한 번 신호가 왔던 사람들에게는요. 오늘 저녁, 혼자 계신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려서 "에어컨 켜셨어요?" 하고 여쭤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한 통이 예방 행동요령 여덟 장보다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물병 챙겨서 재활치료실로 갑니다. 우리 모두 이 여름, 무사히 건너가요.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복용 중인 약의 조절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세요.
출처: 질병관리청 「폭염 취약집단 대상 온열질환 예방 행동요령」 배포 자료(2026.7.), 기상청 폭염특보 개편(폭염중대경보 신설, 2026.6.1.), 머니투데이 2026.7.7. 보도.